랜선을 직접 만들고 문제를 잡으려면 몇 가지 공구가 필요합니다. 각 공구가 무엇을 하는지 알면 현장 장애의 절반은 스스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. 공구는 '있으면 편한 것'이 아니라, 원인을 눈으로 못 보는 케이블 문제를 드러내 주는 필수 장비입니다.
핵심 공구
- 스트리퍼(탈피기) — 케이블 바깥 피복을 벗깁니다. 안쪽 심선을 상하지 않게 겉만 벗기는 게 요령. 심선에 흠집이 나면 그 지점에서 신호가 새거나 끊깁니다.
- 크림퍼(압착기) — RJ45 커넥터를 케이블에 눌러 고정합니다. '딸깍' 완전히 눌러야 8핀의 금속 날이 심선을 뚫고 접촉합니다. 덜 누르면 접촉 불량.
- 케이블 테스터 — 8가닥의 도통·순서·단선·합선을 확인합니다. 만든 뒤 반드시 검사. 고급형은 케이블 길이·장애 위치까지 표시(TDR).
- 펀치다운 툴 — 패치패널·키스톤 잭에 심선을 눌러 고정하고 남는 부분을 잘라냅니다.
- 톤 제너레이터 — 한쪽 선에 신호(톤)를 실어 다른 쪽에서 프로브로 찾습니다. 라벨 없는 다발에서 특정 선을 추적할 때.
- 광파워미터·OTDR — 광케이블의 손실(dB)·장애 지점을 측정합니다(7강).
케이블 제작 순서 (RJ45 기준)
① 피복 탈피 → ② 색 순서대로 정렬(꼬임 풀어 나란히) → ③ 길이 맞춰 일자 커팅 → ④ RJ45에 끝까지 삽입 → ⑤ 크림퍼로 압착 → ⑥ 테스터로 검사. 이 순서를 몸에 익히면 실수가 줄어듭니다.
예제 1) "케이블은 연결했는데 링크 불이 안 켜진다. 어디부터 볼까?"
해설) ① 커넥터 압착이 덜 됐는지(크림퍼로 재압착) → ② 테스터로 단선/오결선 확인 → ③ 그래도 안 되면 커넥터를 잘라내고 다시 제작. 테스터가 없으면 원인을 눈으로 못 찾아 시간만 낭비합니다.
예제 2) "천장에 여러 랜선이 뭉쳐 있는데, 그중 특정 선이 어느 포트인지 모르겠다."
해설) 톤 제너레이터를 한쪽 끝에 물리고, 반대쪽에서 프로브로 훑으면 '삐-' 소리가 커지는 선이 그 선입니다. 라벨 없는 현장의 필수 공구이며, 활선(사용 중인 선)에도 쓸 수 있는 모델을 고르면 좋습니다.
예제 3) "테스터에서 3번과 6번이 서로 바뀌어 표시된다."
해설) 압착할 때 색 순서를 잘못 넣은 오결선입니다. 3·6번은 수신 쌍이라 이게 틀리면 기가비트가 안 됩니다. 커넥터를 잘라 순서를 맞춰 다시 압착하세요.
예제 4) "벽 포트(키스톤 잭)를 만들 때는 크림퍼를 쓰나?"
해설) 아닙니다. 벽 포트·패치패널은 RJ45 압착이 아니라 펀치다운 툴로 심선을 잭 뒤편 홈에 눌러 넣습니다. 잭에 표시된 색(A/B) 배열을 맞춰 각 심선을 펀치다운하면 됩니다. 즉 '연결 케이블은 크림퍼, 벽 배선 종단은 펀치다운'입니다.
예제 5) "만든 케이블이 테스터는 통과하는데 실제로는 자꾸 끊긴다."
해설) 테스터의 기본 검사는 도통·순서만 봅니다. 미세한 접촉 불량, 곡률 초과, 근처 전원선 간섭은 못 잡을 수 있습니다. 의심되면 커넥터를 새로 제작하고, 성능 인증이 필요하면 케이블 인증기(certifier)로 대역폭까지 측정합니다.
정리
- 제작 순서: 탈피 → 정렬 → 커팅 → 삽입 → 압착 → 검사.
- 테스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— 오결선·단선을 눈으로 못 잡는다.
- 연결 케이블은 크림퍼, 벽 포트 종단은 펀치다운.
- 추적은 톤 제너레이터, 광 품질은 광파워미터/OTDR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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